Skip to content

페치에서 운전면허 교환하기

한.헝 상호운전면허 협정에 의하여 우리 국민은 헝가리 입국 후 6개월 
      이후 
한국 운전면허증을 헝가리운전면허증으로 교환이 가능한 바, 
       동 절차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 헝가리 대한민국 대사관 홈페이지 발췌)

운전면허 교환이 된다는 사실은 헝가리 관련 블로그 등지나 대사관 직원 분께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운전할 기회도 없는데다가 부다페스트에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 헝가리 운전면허 발급 신청을 하지 못했는데 부모님이 오신만큼 같이 여행할 때 운전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번에 과감하게 신청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기본 틀 자체는 위의 대사관 홈페이지 글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부다페스트가 아닌 페치에서 진행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여러 면이 다르니 페치에 사시는 한국인 여러분께는 이 글을 감히 추천해드립니다.

준비물:

  1. 여권 + 거주 허가증 (Residence Permit) + 거주지 증명서 (Address Card = Lakcím kártya)
    여권의 경우 신분 증명의 용도로 필요합니다. 거주 허가증(Residence Permit)은 헝가리에 6개월 이상 거주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제 경우에는 만료된(Void) 여권에 붙어있는 지난 거주증까지 일일이 다 보여서 증명해야 했습니다. 거주지 증명서 같은 경우엔 항상 거주 허가증과 세트로 다니는 서류인 만큼 필히 지참해야 합니다.
  2. 한국 운전면허증 → 물론 유효한 면허여야 합니다.
  3. 적성 검사서 (Orvosi Igazolás)
    → 페치의 경우 1차 진료기관(GP = Házi Orvos)이 이 적성 검사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지정해준 진료소(Nyar u. 7, 즉 맥주 공장 뒤쪽의 그곳)로 가면 됩니다.
  4. 운전면허 번역문 + 공증 절차 → 대사관에서 한국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지참해가면 발급해줍니다. 수수료는 $4입니다. 공증 절차가 무엇인지는 밑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사실 이 준비물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건 역시 4번인 번역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사관에서 알려준 방법의 경우 부다페스트 14구역의 서류청(Document Office = Okmányiroda)에서 발급 절차를 밟을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부다페스트 가는 김에 번역문도 받고 서류청도 가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번역문 자체의 발급 또한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가 되고 (2~3시간 소요) 14구역 서류청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페치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하루 이틀 안에 모두 처리하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부다페스트에서 번역문만을 받고 나서 페치에서 다른 일들을 진행하는 방법을 이제 소개하려고 합니다.

  1. 부다페스트 대사관에서 운전면허 번역문을 발급받는다.
    → 이 번역문의 경우 운전면허의 사본과 그 내용을 헝가리어로 번역한 것, 이를 공증하는 내용이 국문, 영문이 병기되어 있습니다.
  2. 페치에 있는 번역국(Offi, Királyi u. 7)에서 번역문의 공증(Attested Translation)을 받는다.
    → 이 과정이 중요합니다. 부다페스트 14구역 서류청의 경우에는 모르겠습니다만, 페치의 서류청(Kossuth tér)에서는 한국 대사관에서 발급해준 운전면허 번역문 만으로는 교환 절차를 밟게 해주지 않습니다.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대사관에서 발급해준 번역문에는 헝가리 인지(fee stamp)가 붙어있지 않고 운전면허의 사본이 정확한 것인지에 대한 표기가 없어서인 듯 합니다. 따라서 저처럼 퇴짜 맞기를 바라지 않으신다면 꼭! Offi에 들르셔서 공증과 검수(proofreading) 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사실 Offi 에서 면허 자체를 번역받을 수도 있습니다. (신기하다면 신기하게도 번역해주는 언어 중에 한국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비용이 월등히 증가하므로 (부다페스트 왕복 기차표 값 + $4보다도 늘어납니다!) 번역문을 검수 받는 쪽을 추천해드립니다. 제 경우에는 어차피 있는 번역문을 썩히기 않고 비용도 절감하는 차원에서 검수 받는 것을 택했습니다.
    공증된
    결과물이 나오는 시간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Offi에 급행료(urgency charge)를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소 3업무일에서 10업무일(약 2주)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3. 적성검사를 받는다.
    → 사실 적성검사는 어느 단계 전후로 받아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기왕 받는다면 시간이 조금 걸리는 단계 사이에 받는 게 낫겠지요. Nyar u. 에 있는 GP 진료소로 가셔서 운전면허를 위해서 검사 받으러 왔다고 하시면 됩니다. 한국의 적성검사와는 달리 소변검사, 심전도(ECG) 검사까지 합니다. 제 경우에는 만 40세 이하라 10년간 유효한 적성 검사서를 받았습니다.
  4. 서류가 준비되면 서류청으로 가서 면허 교환 신청을 한다.
    → 서류청(Kossuth tér)으로 가시면 입구에서 번호표를 발급해줍니다. 제 경우 “운전면허증(vezetői engedély)을 바꾸러 왔다”는 말과 함께 손짓발짓을 하니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더군요. 왼쪽으로 복도를 따라가면 있는 22번 방에서 교환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직원에게 각 국가별로 해당하는 서류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일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인적 사항 등을 등록하고 사진 찍고 이것저것 하면 끝입니다.
  5. 4주간 기다린다. (2~4주라고 했는데 결국엔 4주를 채웠습니다)
  6. 서류청에 가서 면허가 왔는지 확인하고 수령한 뒤 한국 면허를 제출하면 끝!

결과물은 제가 첨부한 사진과 같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는데 제 경우에는 총 4주가 걸렸고 (0번 과정 제외) 비용은 번역문 발급, 공증 비용, 적성검사 비용, 발급 수수료 다 합쳐서 2만 포린트(약 10만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 들었습니다. 적은 비용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헝가리에서 새로 교육받고 발급받는 비용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따라서 헝가리에서 운전할 일이 있으신 분, 특히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가 어려운 분들에게는 이 방법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