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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의 포스팅




하루에 포스팅 하나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한게 엊그제 같은데, 날짜 계산을 해보니 지난 포스트를 올린지 16일만에 새로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동안 시험이라는 변수 아닌 변수도 있었고 (이번에 떨어진다면 다음달 중에 한번 더 봐야겠지만..) 막상 포스팅 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어도 정리가 안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단 신상에 일어난 몇가지 큰 변화를 써보자면,

1. 완전한ㅡ이라기 보다는 한시적이 정확하지만ㅡ고학생(孤學生)으로 탈바꿈 했다.
형이 치대 시험에 붙자마자 귀국함으로서 내가 도나투쉬 16번지 3층의 유일한 거주자가 되었다. 그전까지 자취는 커녕 열흘 이상 가족들과 떨어져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말로 크나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형이 해놓고 간 반찬을 아껴먹고 또 음식하고 치우기 귀찮다고 근 사흘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식사 좋아하시는 허 모 해설위원님께서 들으시면 통곡하실 말씀) 오늘(25일)에서야 오랜만에 파울루스에 가서 제대로된 식사(그것도 2310 포린트 어치나 되는!)를 했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식사 패턴이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

2. 시험을 봤다.
5월 25일, 즉 오늘 입학 시험을 봤다. 사실 5월 7일에도 있었지만 모의고사(practice exam)라는 이유로 준비를 게을리 했던 것도 사실이고 그렇게 큰 기대를 걸진 않았지만.. 정작 결과를 받고 나니 내가 설레발을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합격자 커트라인과 내 점수가 얼마 차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형이 15/12/33/11(Bio/Chem/Gen-Eng/Med-Eng)로 총점 71점을 받아서 합격한 반면 난 15/11/32/12로 총합 70점을 받아서 낙방을 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조금만 더 하면 합격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험은 최선..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지만 나름 열심히 준비를 했고 내일 발표되는 1차 합격자 명단ㅡOral exam을 볼 자격이 주어지는ㅡ을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부디 이번에 합격해서 앞으로 남은 기간을 조금은 편히 적응하고 9월 개강을 준비하며 보내고 싶다.

3. 한국과의 연락 시간 감소
이건 그동안 일어난 변화라기 보다도 앞으로 점진적으로 변해야할 부분이다. 헝가리에 와서 공부 안하는 시간에 하던 일 중 두번째로ㅡ컴퓨터를 하는 시간 다음으로..ㅋㅋㅡ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한국에 연락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아버지의 최후통첩이 이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달 통화료가 11만원이 나온다면 내가 도대체 몇시간이나 전화를 했단 말인가? 계산해봤더니 QOOK – 핸드폰 간 통화료가 10초에 13원이었다. 여기에 6×60을 곱하면 시간당 4680원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5천원이라고 생각하고 계산해도 최소 22시간을 통화하는데 썼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 시간만 전화를 해도 거의 한 달 내내 할 수 있는 시간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시간 낭비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는 열심히 자제를 해야할 것이다.


내일(26일)이면 드디어 이곳에 온지 만 두 달이 된다. 그 두 달동안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고 많은 결정들을 내려야 했고 또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6년이라는 기간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짧은 기간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을 가지고 이 포스트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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