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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 I want to do now?

  • KAR

드디어 3학년이 끝났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Operative dentistry 테크트리는 해결을 못했으니까 5, 6학기의 모든 과목을 해결한 건 아니지만, 어정쩡한 상태를 벗어난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Pathology를 끝낸 건 물론이고 Pharmacology 1도 한번에 통과했으니 다음 학기엔 Pharmacology 2에만 집중하면 된다. 커리큘럼이 꼬인 덕분에(?) 앞으로 남은 기간 중에 Full semester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의대 5학년, 치대 4학년 과목을 하는 시기 정도뿐이다.

이제는 정말 시간과의 싸움만 남은 것이다.

그럼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실 시험기간을 끝내기 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았다. 시험기간에 하는 일은 공부 빼놓고는 무엇이든 재밌다는 만고불변의 진리 덕분일까? 학기 중에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얘기할 때 “다음 학기부터는 여유 있으니까 하고 싶은 일들을 조금씩 해 볼 거야”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 안에는 유튜브도 있고, 언어를 배우는 일도 있고 (독일어를 할 지, 불어를 다시 할지는 앞으로의 진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근데 이놈의 이상기온 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시험기간이 끝나서 시험기간이 주던 Guilty pleasure가 사라져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몸 관리한답시고 저녁 금식을 해서 기운이 전반적으로 떨어져서 그런지, 그 모든 것들이 멀게만 느껴진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몰라서 시작을 못하고 있다. 유튜브를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훈수를 둘 정도로 번뜩이던 아이디어는 사라지고, 이런저런 제약부터 먼저 떠오를 뿐이다.

결국 이런 고민과 무기력의 근본 원인은 그동안 내가 해야 하는 일들(should do)에만 집중했고 하고 싶은 일(want to do)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에 따른 삶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연명해서 사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삶의 Big picture를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나는 일단 이번 여름동안 이 부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시기, 졸업을 향해 나아가는 시기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2막 (사실 2.5막, 3막 정도 될지도? ㅋㅋ)을 준비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내가 앞으로 사는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동안 공부라는 우선순위 때문에 미뤄뒀던 일들을 다시 꺼내보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 시작은 블로그를 살리는 것부터 할 것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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