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targate SG-1 을 오랜만에 다시 시즌1부터 정주행하고 있는데, 문득 내가 <스타게이트> 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해준 시디롬 하나(Screen English라고 적혀있는 것)가 생각나서 혹시나 해서 검색해봤는데 다행히도 누군가가 올려놓았다.
(그나저나 도대체 한국 배급사는 무슨 생각으로 표지를 저렇게 만들어 놨을까..)
어렸을때 (아마 초등학교 1, 2학년이나 됐을 것이다) 그 시디를 아버지 연구실에서 가져와서 보고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외계인과 고대 이집트를 엮어놓은 SF 영화라니! 당시에 그런 오컬트적인 소재를 다룬 미스테리 모음집이니 하는 것들을 보면서 잠 못 이루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얼마 안되서 혹시 후속작이 있나 궁금해서 비디오 대여점에 물어봤더니 2편, 3편이 있다고 해서 기어이 빌려서 재밌게 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2편, 3편이라는 것이 실은 TV 시리즈인 SG-1을 누군가가 편집해서 만들어놓은 것이었지만. (나름 흐름에 맞게 잘 편집해놓은 것으로 기억한다)

여튼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던 영화가 TV 시리즈화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미국에서 살 때였다. 여행지 모텔에서 TV를 보며 볼만한 프로그램을 찾아 채널을 돌리던 중 FOX 채널에서 재방송(rerun)으로 해주는 것을 발견했다. (기억을 더듬자면 시즌 3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였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The X-Files> 시리즈도 이미 찾아서 볼 만큼 (나중에는 마지막 화까지 본방사수를 했다!) “미드”에 이미 눈을 뜬 상태였기 때문에, 나중에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 언제 방영되는지를 찾아서는 이따금씩 시청을 했다. 당시에 우리집은 케이블 TV가 없었기 때문에 FOX 등에서 해주는 재방송 밖에 볼 수 없었기에 딱히 열정적으로 볼 수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스타게이트 SG-1을 열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2003년,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다. 당시 나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프렌즈>를 대신할 만한, 혹은 같이 볼만한 미드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OCN Action (現 Superaction 채널)에서 스타게이트를 방영해주고 있던 것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꽂힌 나는 인터넷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당시에 유행하던 클럽박스에서 스타게이트 SG-1을 전문으로 다루는 클럽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중학교를 벗어나 고등학교에 올라가기까지 나는 스타게이트 SG-1의 내용을 줄줄 꿰는 마니아가 되어있었다. (레드얼럿2와의 시너지 효과로 밀덕 기질이 강해진 것은 덤)
어느새 내가 스타게이트를 처음 접한지도 어언 15년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시리즈는 10개의 시즌을 마치고 종영했고 스핀오프인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와 스타게이트: 유니버스 또한 좋든 나쁘든 그 끝을 맞이하였다. (사실 스타게이트 SG-1의 마지막 두 시즌도 썩 마음에는 들지는 않지만..) 과연 앞으로 이런 식의 SF물을 내가 찾을 수 있을 것일까? 일상에 치여 마음의 여유와 함께 상상력 또한 줄어들고 있는 나에게 어렸을적 받았던 것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일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