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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주차 이야기들: 요리, 그리고 쇼프론과 비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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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은 요리하는 주말이었다.

Fluffy pancake (수플레 팬케이크)를 만들어 보겠다고, 3주간 식이조절 하는 동안 정말 자제했던 밀가루와 설탕을 내가 직접 사질 않나.. 물론 직접 만드는게 훨씬 건강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다. 실제로 저 밀가루는 홀그레인에 가까운 제품이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딱 한번 만들고 다시 봉인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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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주말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바로 “압력밥솥 삼계탕”!


사실 이걸 먼저 할 계획이 아니었는데 알고보니 닭고기 유통기한이 엄청 짧은지라.. 작정하고 바로 삶아버렸다.

원래는 냄비에다가 할 예정이었으나 주방에 큰 냄비가 없는 관계로 아예 밥솥에 하는 걸로 선회.


맛은? 물론 좋다.

문제는 뒷정리가 심각하게 힘들다..


앞으로는 무조건 냄비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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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케이크은 만들면 만들수록 퀄리티가 올라간다는 특징이 있다. (QC가 안되는 자취생 요리의 한계 ㅋㅋ)


사실 선데이 브런치를 해먹겠다고 시작한 팬케이크 반죽이었는데..

수플레 팬케이크의 핵심인 머랭치기가 잘 안되어 포기하고 일반 팬케이크로 전환했고,

그 와중에 설탕과 식용유가 모자란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트에 다녀오는 시간까지 합해서 2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선데이 브런치가 아니라 선데이 런치가 되었다는 것은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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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가방이 한달만에 도착했다. (Flash Deal 상품은 배송 시작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역시 알리의 가성비는 짱이다. 그런데 생각한 것 보다 크기가 작아서.. 여행용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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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중국 식당에서 누들 대신 닭고기 요리와 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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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은 날은 운동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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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에서 2주 전에 구매했던 스테이크를 이때서야 구웠었다.


진공포장 덕분에 21일간 멀쩡하다는 말이 써있긴 했으나.. 그 전에 유통기한만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적이 있기에,

작정하고 다 구워버리고 큰 덩어리 두개로 나눠서 하나는 보관하고 하나는 햄버거를 시킨 것과 함께 예쁘게 만들어서 먹었다.


냉장고 속에서 묵고 있던 Kékfrankos 레드 와인을 꺼내서 졸이다시피 해서 소스를 만들고..

웬만한 패밀리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


역시 문제는 칼로리 폭탄이라는 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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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 후에는 분노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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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한 다음 날 배가 상당히 고플 때 먹는 아침 만큼 맛있는 음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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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구워뒀던 스테이크 반과 남겨뒀던 햄버거 반으로 또다시 비슷한 구성의 음식을 먹었다.


잔반처리는 자취생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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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증 갱신을 위해 동쪽으로 2 km 정도 떨어진 Central Registrar’s Office 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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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증 갱신은 다른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번 학기에 맞춰서 나온 이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다.


학생증과 이 최신 학기에 발부된 스티커가 있어야만 대중교통이나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학생 할인 (대부분 50%다!)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인지, 학생 할인은 재학증명서 등만으로는 확인이 안되고 이 스티커가 부착된 학생증 검사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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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드 중앙 광장에서는 이런 이벤트가 항상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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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져서 인지 초파리와 모기가 너무 활개를 치길래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산 dm표 모기향.

이제는 다시 꺼놔도 될 거 같은 날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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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는 항상 No calorie, zero sugar 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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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단당류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하고 있지만 가끔은 이런 일탈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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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걸 먹은 날 일수록 운동 강도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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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아니라 아직 동이 트기 전인 새벽 6시 경.


10월 23일은 1956년에 일어났던 헝가리의 반소련 혁명을 기념하는 날이다.


1848년 독립 투쟁을 기념하는 3월 15일 만큼이나 중요한 기념일로 여겨지는데, 아무래도 좀 더 최근에 일어났던 일이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성립으로 이어지며 헝가리의 실질적인 독립을 이뤄낸 19세기의 사건과 달리 실패하고 소련에 의해 핍박당한 역사였기 때문에 좀 더 엄숙한 분위기의 행사가 진행되고는 한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공휴일이기 때문에 다들 즐기는 분위기지만.


10월 20일이 Dean’s Holiday 로 지정되면서 학교가 쉬는 덕분에 나는 이번 학기 들어 처음으로 쇼프론에 있는 형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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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 조금 넘어서 출발해 세시간 만에 도착한 부다페스트 켈렌푈드(Budapest-Kelenföld)역은 페치와는 사뭇 다른 날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페치는 최고기온 20도가 넘는 날씨였는데 이곳은 입김이 나올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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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프론으로 연결되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침 식사 겸해서 먹었던 말차라떼 초코파이.

유통기한이 재외국민의 설움을 보여줍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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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치에서 총 다섯시간 사십분이 걸려서 도착한 쇼프론의 날씨는.. 굉장히 안좋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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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차 뺏어타는 철없는 동생 모드. 자기 차인 척 하려고 깔맞춤으로 네이비 정장 입은 상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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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함께 도착한 곳은 초대형 아울렛 매장이 위치한 파른도르프였다.

일단 점심부터 해결하기 위해 아울렛 단지 내의 Nordsee에 가서 이런 연어구이 요리를 시켜먹었는데..


역시 비싸다. 해산물은 비싼 것.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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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담아내기 어려울 정도의 규모의 아울렛 단지에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다.

프라다, 발리 같은 명품은 물론이고 나이키나 퓨마,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 주방용품들에 이르기 까지..

매번 쇼프론에 올 때마다 이 파른도르프와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형 덕분에 양 손 무겁게 페치로 돌아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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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점이 안맞았다.. 이걸 페치까지 어떻게 들고 가나요 ㅠㅠ


아울렛을 뒤로 하고 저녁을 먹을 겸 비엔나 도나우 강변에 위치한 Strandcafe 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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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하면 립! 이라고 할정도로 돼지요리가 발달한 중부 유럽(Central Europe)의 심장부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던 비엔나의 돼지 등갈비 요리(BBQ Spare Ribs)는 특산품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오죽하면 코펜하겐에서 립 요리를 먹을 때 비엔나의 그것이 제일 먼저 떠올랐을까?


비엔나 안에서도 여러 곳이 있지만 이 Strandcafé는 그 입지 조건이나 명성 덕분인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 잡고 먹기 어려운 곳이었다. 늦은 점심을 이곳에서 하려고 했다가 예약이 꽉 차서 저녁으로 바꿔야 했기에 아울렛에서 쇼핑 시간을 엄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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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갈비의 압도적인 사이즈. 수프도 맛있고 맥주도 맛있고.. 립이 조금 짰다는 점만 빼면 다 괜찮았다.


아, 한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또 있었다.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바로 한국 사람들이 끊임없이 온다는 것!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에 살고 계신 분들의 사랑방 쯤 되는 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한국 분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오죽하면 형과 내가 식사를 다 마치고 나오는 와중에도 주차장에 한국인, 한국 차가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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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인사차 들른 요리에서 주신 오미자차.

비엔나 한인식당은 요리 Yori 가 짱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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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특히 한국 술에는 미련이 없는 나인데도 이 막걸리 앞에서는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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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안좋을 땐 이런 핫초코가 최고.



추운 날씨에 양복 단벌 입고 돌아다녔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울렛에서 대여섯시간 쇼핑하느라 몸이 지쳐서 그랬을까?

비엔나에 다녀오고 나니 몸이 으슬으슬 하고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오고.. 완벽한 감기몸살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요일이라 약 기운에 의지해서 아침에 비엔나장로교회에 다녀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도저히 뭔가 해볼 컨디션이 아니었다. 모처럼 쇼프론까지 올라왔는데 비엔나 구경도 못해보는 것은.. 그러나 날씨도 비바람이 계속 불고 하는 상황이라 오후 내내 집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푹 쉰 덕분인지 형이 퇴근하는 저녁쯤에는 컨디션이 괜찮아져서 쇼프론까지 올라올 때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던 것을 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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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중국 요리 뷔페에 가는 것!


Wok oN Fire 라는 이름의 이 차이니즈 뷔페는 비엔나 외곽에 위치한 SCS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쇼프론에서 차를 몰아서 가면 왕복 1시간 이내로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형이 없을 때 나 혼자 가기도 했었고 가격도 주중엔 한국 돈 만 오천원, 주말과 저녁엔 2만원 수준의 뷔페이기 때문에 페치에서 중국 음식, 아시아 음식에 맺힌 한을 풀기에는 아주 적절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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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조절 중이었다는 사실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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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실컷 먹고 난 다음 날, 주말이나 공휴일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업무 환경에서 일하시는 닥터 킴요룸을 따라서 치과에서 견학을 하기로 했다. 가장 중점적으로 배운 부분은 치과에서 사용되는 여러가지 재료, Dental Materials 에 관한 것이었지만 그 외에도 충치 치료나 임플란트 치료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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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현업에 종사하는 치과의사가 여러가지 실례를 들어가며 설명을 하니 귀에 쏙쏙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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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조만간 이런 진료실에서 한 명의 치과의사로서 커리어를 쌓아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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