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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치에 생긴 신문물: 입금 가능한 ATM

헝가리에서 생활하면서 조금 불편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은행 문화였다.

한국에서도 외국인으로서 은행을 이용하려면 의사소통을 비롯해서 불편할 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특히나 페치에서 나를 불편하게 한 점이 있었다.

바로 계좌에 돈을 넣을 때 항상 창구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 보다도 먼저 IC 카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시중 은행의 ATM은 출금만 가능하고 입금은 불가능 했다.

그래서 환전한 생활비를 입금하자면 항상 다음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1. 거액의 돈을 은행까지 가져간다. 업무시간을 알아두는 건 필수.
    동네 지점은 일주일 중 세시까지 하는 날이 이틀 정도 뿐이다.
  2.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다. 심지어 번호표가 없는 지점도 있다. 이런 경우 눈치 싸움은 필수.
  3. 부족한 헝가리어로 떠듬떠듬 입금 한다고 얘기한다.
  4. 계좌와 연결된 카드를 주고 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돈을 직원에게 준다.
  5. 직원이 돈을 세고 (다행히도 거액이니까 유럽식으로 일일이 세지 않는다!) 액수만큼 전산에 입력한다.
  6. 처리 결과가 담긴 전표에 서명하고 은행을 나선다.

위의 과정에서 보통 소요되는 시간은 짧게는 십여분에서 길게는 30분 정도.

그래서 이번 달 생활비를 환전하고 입금하기 위해서 큰맘먹고 Kórház tér에 있는 은행을 찾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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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을 하자면 “출, 입금 ATM” 되시겠다.

이런 자동화 기기라면 지하철 공익을 하면서 “왜 사람들이 이정도도 못 쓸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살았던 나였기 때문에,

옆에 붙어있는 사용방법(어차피 헝가리어라서 잘 모른다 ㅠㅠ)을 차근차근 읽는 대신 바로 카드를 넣고 English 를 선택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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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ATM과의 가장 큰 차이는 저 키패드 위에 보이는 공간.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돈을 넣는 부분인데.. 그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었다.

결과는? 최소 20분은 걸릴거라 예상했던 은행 방문이 5분도 안되서 끝나게 되었다.

 

이런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헝가리, 페치에 오래 살긴 했나보다 싶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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