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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유감

국립국어원 공식 트위터(@urimal365)에 올라오는 맞춤법에 관한 질문과 답변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페이스북에 종종 올라오는 글들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기본적인 맞춤법, 철자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잘못이라 여기지 않거나 아예 듣도 보도 못한 논리를 펼치며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 한다. (가령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를 다 붙여 써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라든지!)
글을 쓴다는 것은, 그 글이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한 사람의 기본적인 소양을 나타내는 것이다.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글쓴이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이 드러난다. 물론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 즉 맞춤법이나 철자 같은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물이 그것을 담고 있는 용기의 모양에 따라 모습을 갖추는 것처럼 내용 또한 그것을 감싸고 있는 형식에 의해서 나타나게 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글이더라도 형식이 엉망이면 읽을 수 없다. 비싸고 좋은 술이라도 허섭스레기 같은 종이컵에 담아주면 마실 마음이 싹 가시는 것과 같다.
우리말 맞춤법이 어렵긴 하다. 나 또한 우리말로 글을 쓰는데 있어서 마음을 졸이지 않으면 틀리기 일쑤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철자부터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학교를 십 수 년씩 다닌 사람들의 솜씨인가 진지하게 고민 해보게 된다. 그들에게 쥐어진 고등학교 졸업장이, 그들이 낸 대학교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가 어려운 언어인 것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입시 위주의 교육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까짓것 조금 틀린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는 마인드를 탓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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